혈(血), 곡식의 기운을 받아 붉게 물들다!! ㅣ 지식메일

혈(血), 곡식의 기운을 받아 붉게 물들다!! ㅣ 지식메일

『영추(靈樞)』에서는 “혈은 중초에서 수곡의 기를 받아 변화하여 붉게 바뀐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영(榮)은 중초에서 나온다”고 하였으며,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야 맥이 트여 혈이 흐르게 되고 물이 경맥에 들어가야 혈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여기서 영(榮/營)이란 혈맥 속으로 온몸을 돌면서 영양 작용을 하는 정미로운 기운을 말한다. 『황제내경』에서는 “혈은 영으로 몸 안을 영화(榮華)롭게 한다. 눈은 혈을 받아야 볼 수 있고, 발은 혈을 받아야 걸을 수 있고, 손바닥은 혈을 받아야 쥘 수 있고, 손가락은 혈을 받아야 집을 수 있다”고 하였다. 오장은 영을 받아야 진액을 만들 수 있고 육부는 영을 받아야 펼 수 있으며, 영기는 맥으로 흘러 들어간다. 흘러 들어가는 것이 적으면 맥이 삽하고 충분히 들어가면 맥이 실하다. 항상 음식으로 나날이 보충시키기 때문에 양이 생기고 음이 자랄 수 있으며, 물과 곡식의 기를 받아 그 즙이 붉게 변화된 것이 혈이다”라고 하였으므로, 혈이 왕성하면 몸도 왕성하고 혈이 약해지면 몸도 쇠약해지는 것이다. 월경도 혈액순환의 일종이다.

 

열(熱)은 모두 심(心)에서 나오는데, 열이 심하면 혈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코피는 폐에서 나오는 것인데, 코는 뇌와 통하여 있기 때문에 혈이 위로 올라가 뇌로 넘치면 코에서 피가 나오고, 더불어 양명경에 열이 몰려 가득 차면 입과 코 모두로 피가 나오는 것이다.

 

1. 코피가 오랫동안 그치지 않는데, 다른 모든 약이 효과가 없을 때는, 큰 흰 종이 한 장이나 두 장을 10여 번 접어 찬물에 적셔 정수리에 얹어놓고 뜨거운 다리미로 다리는데, 종이 한두 겹이 마를 때까지 다림질하면 피가 곧 그친다(『동원』). 2. 코피가 어떤 약으로 치료하여도 그치지 않을 때는 실로 가운뎃손가락의 가운데 마디를 꽉 묶는다. 콧구멍 왼쪽에서 피가 나오면 오른손 가운데 마디를 묶고, 오른쪽에서 피가 나오면 왼손 가운데 마디를 묶는다. 양쪽에서 모두 나오면 양쪽 모두 묶는다. 어떤 방법에서는 색실을 쓴다(『종행선방』). 3. 코피가 그치지 않는 것을 치료하려면, 백급을 가루 내어 찬물에 개어 산근(山根) 위(양 눈썹 사이)에 바르면 곧 그친다. 그리고 이어서 찬물에 백급가루 서 돈을 타서 먹으면 더욱 좋다. 또 다른 처방으로는 마늘 한 개를 곱게 갈아 동전만 하게 떡을 만들어, 왼쪽 콧구멍에서 피가 나면 왼쪽 발바닥 가운데에 붙이고, 오른쪽에서 피가 나면 오른쪽 발바닥 가운데에 붙이고, 양쪽에서 모두 나오면 양쪽에 모두 붙여서 피가 그치면 곧 닦아낸다(『본초』).

 

해혈은 기침을 심하게 하여 피가 나오는 것으로, 그 근본은 폐에 있다. 용뇌계소환이나 계소산, 현상고를 쓴다. 수혈은 기침할 때 가래에 피가 섞여나오는 것으로, 그 근본은 비(脾)에 있다. 육군자탕에 상백피, 편금, 지각, 오미자를 더하여 쓰고, 화기(火氣)가 있으면 가미소요산을 쓴다. 타혈은 침을 뱉을 때 선홍색의 피가 나오는 것으로, 근본은 신에 있다. 자음강화탕을 쓴다. 침에 붉은 실처럼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폐위라고 하는데, 치료가 어렵다. 각혈은 작은 핏덩이를 뱉어내는 것인데 뱉어도 나오지 않다가 심하게 뱉으면 나오기도 하고 마치 실처럼 가는 핏줄기를 띠고 있기도 하는데, 이는 정혈(精血)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사물탕에 죽력, 강즙, 동변, 청대를 더하여 쓰거나, 자음강화탕, 보명생지황산, 성병자를 쓴다.

 * 단방(單方): 단방약. 단 한 가지 약재를 이르는 한의학 용어.

단방(單方)	사용방법	출처
백초상 (가마솥 밑 그을음)	깊은 산골의 가마솥 밑에서 얻은 것이 좋다. 그을음을 긁어내어 곱게 가루를 내서 쓴다. 혈은 검은 것을 만나면 멈추니 검은 백초상은 혈을 주치하여 모든 출혈을 치료할 수 있다. 약 가루를 피가 나는 구멍에 불어넣거나 가루 내어 찬물에 타서 먹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본초』
정화수 (새로 길어온 우물물)	눈, 귀, 코, 항문, 요도로 피가 나오는 것과 코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물을 입에 머금었다가 갑자기 얼굴에 내뿜는데, 아픈 사람이 미리 알게 하여서는 안 된다.	『본초』
생지황	토혈,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모든 출혈을 치료한다. 하루에 3번, 한 번에 한 되씩 즙을 내어 먹는다. 박하즙이나 생강즙을 섞어 먹어도 효과가 있다	『단계심법』
차전초(질경이) 의 잎과 뿌리	코피와 토혈,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그치게 한다. 즙을 내어 다섯 홉씩 먹는다.	『본초』
포황 (부들의 꽃가루)	모든 출혈을 그치게 한다. [나쁜] 혈을 칠 때는 날것으로 쓰고, 혈을 보할 때는 볶아서 쓴다. 찬물에 두서 돈씩 타서 먹는다.	『본초』
궁궁 (천궁)	피를 잘 돌게 하고 토혈과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모든 출혈을 치료하는데,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먹어도 좋다.	『본초』
당귀	모든 혈병을 치료한다. 혈을 고르게 하고 잘 돌게 하며 혈을 기른다. 궁궁과 당귀를 합하면 궁귀탕이 되는데, 혈약(血藥)의 으뜸이다.	『의학강목』
천근 (꼭두서니 뿌리)	토혈과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 붕중 등 모든 혈병을 치료한다. 찧어서 가루를 내는데, 두 돈씩 물에 달여서 차게 식혀 먹는다.	『본초』
백모근 (띠의 뿌리)	출혈을 그치게 한다. 토혈,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 등 모든 혈병을 치료한다. 물에 달여 먹는다. 꽃도 같은 효과가 있다.	『본초』
애엽 (애쑥)	토혈,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 등, 모든 출혈을 치료한다. 찧어 즙을 내서 먹고, 마른 것은 달여서 먹는다.	『본초』
지유 (오이풀 뿌리)	코피와 토혈을 치료하는데, 주로 결음(結陰)과 빈혈에 효과가 좋다. 물에 달여 먹는다	『본초』
대계(엉겅퀴)와 소계(조뱅이)	둘 다 모두 혈병을 치료하는데, 나쁜 혈을 치고 피를 멈추게 한다. 날것을 찧어 즙을 내어 작은 잔으로 한 잔씩 마시거나 꿀을 조금 타서 먹는다	『본초』
울금	토혈과 코피를 멈추게 하고 나쁜 피를 친다. 울금을 가루 내어 동변이나 생강즙, 또는 좋은 술에 타서 먹는다. 또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치료하는데, 울금가루를 부추즙이나 동변에 타서 먹으면 그 피가 저절로 없어진다.	『단계심법』
백급	코피, 토혈, 해혈, 타혈, 각혈을 치료한다. 찬물에 백급가루를 서 돈씩 타서 먹으면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미음에 타서 먹어도 좋다	『의학강목』
	백급은 피가 나는 구멍에 이르러 그 구멍을 메워서 채우기 때문에 피가 그치게 된다. 옛날에 죽을죄를 진 사람이 온몸에 고문을 당하여 피를 토하고 코피를 흘리고 여기저기에서 피가 나왔다. 이 죄인은 백급가루를 항상 먹었는데 곧 피가 멎었다. 능지처참한 후 거간이 가슴을 열어보니 백급가루가 모두 폐 구멍을 메워서 채우고 있었다고 한다.	『의설』
괴화 (회화나무 꽃)	괴화는 혈을 서늘하게 하여 각혈, 타혈 및 하혈을 그치게 한다. 볶아서 가루를 낸 다음 뜨거운 술에 두 돈씩 타서 먹는다. 또 잇몸과 코, 혀에서 나는 피도 치료하는데, 가루 내어 피가 나는 곳에 개어 붙인다. 볶아서 달여 먹어도 좋다.	『단계심법부여』
측백엽 (측백나무 잎)	측백엽은 토혈,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모든 출혈을 그치게 하고, 음을 북돋아 치료한다. 가루 내어 미음에 타서 먹거나 달여 먹어도 좋다. 또 즙을 내서 먹어도 좋다.	『의학입문』
송연묵 (소나무를 태워 생긴 그을음으로 만든 먹)	모든 출혈을 그치게 한다. 생지황즙으로 먹을 진하게 갈아서 먹거나 우물물로 갈아서 먹는다.	『단계심법부여』
생우즙 (생연뿌리즙)	나쁜 피를 없애고 모든 출혈을 그치게 한다. 즙을 마시거나 지황즙, 뜨거운 술 또는 동변과 함께 먹어도 좋다.	『본초』
구즙 (부추즙)	구즙은 토혈, 각혈, 타혈을 그치게 하고, 흉격 사이에 어혈이 뭉쳐 있는 것을 잘 없앤다. 즙을 차게 하여서 서너 잔 마시는데, 구즙을 먹고 나면 반드시 가슴이 답답하고 편안하지 않은 다음에 저절로 낫는다.	『단계심법』
난발회 (머리카락 태운 재)	난발회는 모든 출혈을 멈추게 한다. 토혈, 코피, 대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 등 구규의 출혈 모두를 치료한다. 가루 내어 식초 끓인 물로 먹는다. 정화수에 두 돈씩 타서 먹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
여러 동물의 피	몸에 혈이 부족하여 얼굴에 혈색이 없는 것을 보한다. 모두 날것으로 마신다.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나 노루, 사슴의 피 모두를 쓸 수 있다.	『본초』
나복즙 (무즙)	코피, 토혈, 해혈, 타혈, 담혈을 치료한다. 즙을 내 소금을 조금 넣어 먹거나, 좋은 술과 함께 마시면 곧 그친다. 일반적으로 기가 내려가면 피는 그친다.	『종행선방』

박석준 <허준과 동의보감의 양생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