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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유희경의 시:선(詩:選)] 본문

書評---一券冊

사랑한다[유희경의 시:선(詩:選)]

傳播者 2024. 7. 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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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도 좋아, 보드라운 속삭임이 일렁이고/ 나는 사랑을 하겠다/ 금방이라도 왈칵 창을 열어// 쏟아지는/ 물크러지는, 나는 없는 채로/ 오직 사랑만 남은 채로// 잠들기 전 넌지시 물어봐야지/ 나를 닮은 사랑에게/ 울음이란 게 어째서 생겨났을까 하고’ - 박소란 ‘세수’(시집 ‘수옥’)


매일 아침 어머니에게 인사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남다른 효행이면 좋으련만 오히려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깜깜무소식인 불효자이기에 결정한, 일종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단단히 각오한 덕분인지 지금껏 꼬박꼬박 아침 인사를 주고받고 있다.

물론 어머니는 잊지 않고 답장을 보낸다. 말미에는 꼭 ‘사랑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다. 평소 마음 표현 없이 지내는 박절한 사이까진 아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운운하던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사랑’이란 단어를 절약하며 살아왔다. 함부로 건네면 큰일 날 단어인 듯하다. 시인의 입장에선 뻔뻔할 만큼 무책임한 단어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사랑. 낯설고 간지럽지만 굳이 말리거나 피할 내용도 아니어서, 무심히 넘기기로 했다. 반복되다 보니 매일매일 사랑이 쌓여가는 기분이다. 이따금 무기력해지고 소침해질 때 나는 슬쩍 어머니가 보내온 메시지를 다시 읽곤 한다. 그러면 나는 좀 용감해진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의 편이 끊임없는 사랑을 내게 보내오고 있다. 이만한 응원이 또 어디 있겠나 싶고.

나는 요즘 자주 사랑을 말한다. 어머니에게 배운 사랑이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전하는 사랑은 여전히 낯설고 간지럽다. 그 낯선 간지러움을 위해서 말한다. 그런 마음이 두루 필요하다고 믿게 되었다. 몇몇은 나이 들었네, 하고 놀린다. 맞을 수도 있다. 나이가 좀 들어서야 새삼, 중요함을 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 시인·서점지기

사랑한다[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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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산[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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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의 하향하는 곡선/ 그 친밀한 밀착감 속에서/ 착각보다는 조금 더/ 숭고한 기분으로서의// 꼭지와/ 꼭지에 이끌린 온몸이 살짝 곤두서 있고// 그 아래/ 투둑 툭 툭/ 보호받는 나의/ 얌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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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보기[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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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창가에 오니 알겠습니다. 밤과 수풀은 구분되지 않습니다. 당신과 새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제가 당신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창 하나를 열고 다시 창 하나를 열며 문장의 끝까지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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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수건[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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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은 시간을 옮긴다 냄새를 옮긴다/ 수건이 수건에서 빠져나온다/ 내가 발을 닦은 수건으로/ 남편이 얼굴을 닦는다/ 발을 닦은 수건이 얼굴을 닦은 수건보다 더러울 것 같진 않은데/ 발이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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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경의 시:선(詩: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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