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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尹…여당에 임기 등 거취 맡기고 ‘2선 후퇴’ 시사 본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법적 책임 역시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 여론과 당심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번 담화는 지난 3일 비상계엄 발동 후 4일 해제를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생중계로 진행된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2분 남짓한 이번 담화에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당에 사태 수습의 주도권을 내주는 것은 물론, 자신의 거취까지 일임하며 2선으로 물러나겠다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국민의힘과 한덕수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이 국정을 조율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는 탄핵안 표결의 향방을 좌우할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탄핵안이 가결되는 상황에서 친한계가 탄핵에 반대할 명분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담화가 일부 여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탄핵에 찬성했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담화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며 사실상 ‘탄핵 반대’로 입장을 선회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주진우 의원 등은 전날 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용산 참모진과 만나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관련해 당내에서 제기된 의견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사과를 포함한 입장을 내야 탄핵안 부결의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당내 의견이 전달됐고, 윤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2선 후퇴’를 시사함에 따라 여당은 탄핵안을 부결시키고 질서 있는 퇴진론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후 한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서울 공관을 찾아 긴급회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표결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여당 내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이나 임기 단축 개헌, 책임총리제 등의 정국 안정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고개 숙인 尹…여당에 임기 등 거취 맡기고 ‘2선 후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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